하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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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가 사랑한 하라르 커피

 

그리도 보고 싶었던 하라르 게이트로 들어선다. 마코넨 왕자Prince Makonnen가 부친의 즉위를 기념하여 만든 하라르 게이트는 하라르의 랜드마크이자 올드 하라르로 들어가는 주요 관문이다. 에티오피아 영토지만 하라르는 딴 나라 같다. 코발트빛 벽면이며 황금색 장식문양, 평평한 옥상을 하고 있는 다층구조의 건축양식 그리고, 뾰족 첨탑… 아프리카, 인도, 아랍, 프랑스 그리고 이탈리아까지 총망라된 기묘한 분위기다. 하라르는 인구의 90%가 무슬림으로 1902년, 디레다와에 철로가 놓이기 전까지 세계로 향하는 유일한 무역 중심지였다. 외세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 도시 전체를 둘러싼 성벽과 좁은 미로는 세계적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드높이고 있다.

 

랭보하우스를 찾아 곧게 뻗은 성안 중심지를 걷는다. 사람들은 밝다. 흙먼지가 대단하다. 흙먼지와 매연이 없으면 어디든 아프리카라 부르기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동네 꼬마들이 뒤를 따른다. 스튜어트Stewart L. Allen가 쓴 [커피 견문록]에 묘사된 것만큼, 랭보하우스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골목길 흙벽 위 나무처마 끝에 비둘기 한 마리가 앉아 있다. 인도식 나무장식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복원된 랭보의 서가를 둘러본다. 세기말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가지런히 꽂힌 서가의 책들을 통해 랭보의 숨결을 더듬어 본다.

 

랭보Arthur Jean Nicolas Rimbaud는 1854년 프랑스 파리의 동부 샤를르빌Charleville 에서 태어났다. 어린 나이인 1869년부터 1875년까지 불과 5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주옥같은 시를 남기고는 동성 연인 베를렌Paul Marie Verlaine과의 갈등과 프랑스 지식사회에 대한 환멸을 뒤로한 채 유럽 각국을 떠돌아 다닌다.

 

지중해, 키프로스를 거쳐 1880년 25살의 나이에 아덴에 도착한 랭보는 프랑스 무역회사 알프레드 앤 피에르 베르디 Alfred & Pierre Bardey의 커피밀에 중간 관리자로 취직하면서 커피와 인연을 맺는다. 당시의 유럽 특히 프랑스는 서부 아프리카 식민지의 로버스타를 대신해 질 좋은 아라비카 커피를 예멘으로부터 전량 수입하던 때이다. 1869년 개통된 수에즈 운하 덕에 예멘 커피수출량의 절반 가량을 프랑스로 수출했으니 이 때의 랭보는 일 속에 파묻혀 살았을 것이다.

 

커피체리는 북부예멘의 산지로부터 낙타 등에 실려 운반되었다. 드라이밀을 거친 커피는 지중해를 거쳐 프랑스 마르세이유로 전해졌다. 랭보는 커피 공장에 수많은 인도 군인의 부인들을 고용해 생산성을 높였고, 이로 인해 그의 평판은 최고조에 이른다.

 

그러나 40도를 웃도는 폭염과 풀 한 포기 없는 아덴의 바위산에 대한 염증, 깨끗하게 마실 물이 절실히 그립다는 내용의 편지 여러 통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냈다. 그 내용이 오너 피에르 베르디에게 알려지면서 하라르에 지사가 설치되었다. 랭보는 재계약 연장을 요청받지만 무기 밀매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독자적인 길을 걸었다. 1891년 4월 관절염과 이름 모를 몹쓸 병을 견디지 못하고 하라르를 떠나 마르세이유로 향한다. 같은 해 11월, 37살의 짧은 생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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